들어가기 전
사실 최근 2주 동안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평소 리서치하고 쓰고 싶었던 글을 미뤄두었다.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우선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 몇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책들을 소개하는 것이 지금 내 생각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아서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 것도 사실이다.
책 추천
< 추천하는 책 >
1. 레버리지: 롭 무어 지음
2. 설득의 심리학2: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3. DBR: 동아일보미래전략연구소 지음
1. 레버리지: 롭 무어 지음
이 책은 밀리의 서재에서 자기계발 분야로 분류되어 있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 서적을 즐겨 읽지 않는다. 자기계발 서적들이 주로 다루는 '성공'이란 게 사람마다 처한 환경과 시기가 다르기에 정형화된 방법이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지금까지 자기계발 서적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은 단순히 투자 관련 서적으로 착각해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5~10 페이지를 읽고 나의 가치관이 바뀔 정도로 책에 빨려들어갔다.
보통 사람들은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인정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실제로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며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래서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이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한다. 즉, 이 책은 '시간과 돈이 비례한다'는 보편적인 착각을 비판한다. 수확 체감의 법칙(생산 요소가 한 단위 추가될 때마다 늘어나는 한계 생산량은 점차 줄어든다)에 비춰봤을 때, 무작정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된다는 생각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이 책은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율과 성공을 끌어올리는 방법에 집중하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간단한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보통 회사에서는 사내 개발자들에게 1~2달 정도의 업무 협조를 요청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세스는 고임금 개발자의 시간을 뺏고,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이를 다르게 접근해보면, 간단한 웹사이트 제작을 외주사에 맡기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외주사들은 이런 업무에 특화되어 있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적정 가격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 내부의 업무 우선순위 조정을 위한 회의나 조율 과정이 필요 없다. 그저 원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요구사항만 전달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되니, 내 노동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매주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스크럼 미팅을 가질 필요도 없다.
이러한 책을 읽고 나서, PM으로서 나의 업무 방식에 대한 관점 또한 크게 바뀌었다. 단순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었던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나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는 과감히 개선하면서, 정말 중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는 PM이 되고자 한다. 결국 일을 '열심히'가 아닌 '똑똑하게' 하는 것, 그것이 지름길일 것이다.
2. 설득의 심리학2: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 책은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40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PM으로서 나는 많은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주장, 공감, 설득, 양보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설득'이다. 나는 너스레가 없는 편이라 설득을 가장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설득에 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어서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은 부분은 환경을 바꿔 설득하는 방법이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데, 딱딱한 회의실에서는 방어 기제가 올라와 쉬운 설득도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환경과 조건을 살짝 바꾸면 설득이 더 수월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순간적인 설득의 효과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설득하고 싶은 사람의 이삿일을 도와주면서 무언가를 부탁하면 설득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초전 설득' 기법들은 실제 업무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최초로 등장하는 것의 강력한 힘', '온라인 광고 배너의 효과', '부르기 쉬운 이름의 중요성' 등 실제 업무에 참고할만한 심리 연구의 결과들을 소개한다. 내 생각에는 모든 업무의 사람들이 참고할만한 내용들을 압축한 책이다.
나는 설득이 단순한 말재주나 타고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설득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원리들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이며, 환경과 상황을 적절히 활용하면 누구나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진정한 설득은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고 적절한 환경과 타이밍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
3. DBR: 동아일보미래전략연구소 지음
이 책은 내가 이전부터 꾸준히 읽어온 잡지로, HBR(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비슷하게 다양한 경영 사례를 소개하고 분석한 자료를 담고 있다. 나는 직무 관련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도메인에서 얻는 인사이트가 결국 나의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조업, 반도체 등 내 분야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산업의 성공 사례도 꾸준히 읽고 이를 내 업무에 적용하고자 한다. 이는 마치 배민 PM들이 도요타의 안돈 시스템을 자사의 장애 대응 시스템 개발에 활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들은 나중에도 다시 참고하기 위해 내 블로그에 꾸준히 요약해서 기록하고 있다.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런 책들을 통해 얻은 지식은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고, 이는 결국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매월 이 책을 읽고 요약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려 한다.
정리
< 추천하는 책 + 이유 >
1. 레버리지: 롭 무어 지음 → 가치관: '어떻게 일을 바라보고 해야 하는가'
2.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 방법론: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가'
3. DBR: 동아일보미래전략연구소 지음 → 업무 지식 쌓기
세 권의 책을 추천한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PM으로서의 성장에 중요한 통찰을 준다. '레버리지'를 통해 일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관을 재정립했고, '설득의 심리학'으로 사람들과의 효과적인 소통 방법을 배웠으며, 'DBR'을 통해 다양한 산업의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이런 책들은 단순한 독서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며, 시야를 넓혀주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지금의 내 생각을 대변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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